예종일기

🥳연극원 공연에서 기획이 하는 일!:30주년 기념 공연 소개(로미오와 줄리엣·자객열전)
안녕하세요! 예종지기입니다.
오늘은 3월에 올라갔던 ‘예술경영’ 톺아보기
두 번째 기사인데요!
https://blog.naver.com/karts_/223391930445
앞선 기사에선 전공 자체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었다면,
이번에는 실무적인 관점으로
공연에서의 예술경영 전공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과연 예술경영 전공은 공연에서
어떤 업무를 수행할까요?​

저 또한 이번 학기(2024-1)에서
학내 공연에 참여한 만큼
관련 후기를 공유하며 더욱 와닿는
설명을 드릴 수 있도록 해볼게요!
더불어 올해는 연극원 개원 3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기념 공연들이 일 년을 걸쳐 상연될 예정입니다.
그 안에서 예술경영 전공과 함께
공연들을 소개해드릴게요!
먼저 예술경영은 공연에서 연출, 무대감독, 디자이너 등 많은 역할 중
‘기획’을 맡게 됩니다.
특히 실제 공연 현장을 체험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공연실습> 수업에서 해당 역할에 참여하는데요!
공연 준비부터 결과보고까지
경험하는 현장형 수업입니다.​

무용원/연극원 예술경영 전공 모두
스튜디오, 레퍼토리, 극작과 졸업공연 등에 투입되어
홍보, 하우스 운영, 티켓 관리, 예산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우선 공연 포스터 제작!!에 착수하는데요
그래픽 디자이너, 연출과 함께 작품의 시놉시스와 주제를 논의하여
어떤 식으로 구성해나가야 할지 고민합니다. ​​

제 경우 포스터가 곧
홍보 그래픽의 소스가 되어주는 만큼
상당히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무엇보다 잠재적 관객에게 공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연상될 ‘공연의 얼굴’이라고 여겨져
더욱 많은 품을 들였습니다.
제작하고자 하는 바를 확실히 세우고
디자이너에게 도움이 될 만한
다양한 레퍼런스를 공유하는 적극성이 필요했습니다.  

​포스터가 완성되면 연극원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그래픽 소스를 활용하여 예매 일정 안내,
관람 안내, 공연 안내,
시놉시스 등을 제작해 업로드합니다.
https://www.instagram.com/karts_drama/
필요에 따라 연습실 스케치 영상
업로드하기도 하는데요!
이 또한 공연과 스케치 영상이
잘 맞는다고 판단된다면
기획이 추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또 프로덕션의 구성원들과 예산안을 회의해
어떤 식으로 재정을 운영할지 계획을 세우고 집행합니다. ​

공연이 다가오면 일정에 따라 예매를 오픈하고
명단을 정리합니다.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의 티켓 부스 현장! 기획 분들 모습
공연 당일이 되면 하우스를 운영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예매자 명단을 통해 티켓을 배부하고
객석 감독과 객석 진행을 구인하여
관객 입장을 원활히 합니다.

​후엔 예산안대로 집행되었는지 확인하는
정산의 과정을 거치면 기획의 역할이 끝나게 됩니다.
제 경우 홍보 일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연을 관객에게 직접적으로 쇼잉하는 경험을 하니
책임감이 더욱 강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관객과 가장 먼저, 가까이 만나는 기획인 만큼
그 책임감도 한 층 더 체감할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부딪히면서 배우는 느낌이 강한데요,
그 안에서 생각들을 정리하면 분명 다른 현장에서도
기획으로서 자양분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기획은 다양한 구성원들과
'소통'하며 업무를 수행해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고 이해하여
원만한 대화를 해내는 능력이 몹시도 중요함을
뼈져리게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럼 이번엔 <자객열전>의 기획이자
예술경영전공인 정다은님의 인터뷰를
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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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원 예술경영 23학번&<자객열전> 기획 정다은 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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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떤 공연을 기획하게 되셨나요? 기획자로서 수행한 역할을 알려주세요.
연극원 개원 30주년 기념 공연 <자객열전Terrorists>에 기획으로 참여했습니다. 박상현 교수님의 작품을 2024년에 다시금 무대에 올리는 과정에서 처음과 끝을 함께했습니다. 기존에 있던 선생님의 작품을 동시대에 다시 올리는 공연이었기에 작품 자체에 대한 관여보다는 작품과 관객이 만나는 그 연결지점에 집중했습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예로 ‘홍보 업무’를 맡았습니다. 저는 본 프로덕션에서 캐릭터 프로필 기획, SNS 운영, 사진/영상 자료 기획을 주 업무로 맡았습니다. 해당 자료들은 자객열전 인스타그램에 아카이빙되어있습니다. 함께 기획을 맡은 최윤솔 학우와 하우스 운영, 공연 진행, 예산·정산 등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자객열전𝘛𝘦𝘳𝘳𝘰𝘳𝘪𝘴𝘵𝘴>(@terrorists.karts/ https://www.instagram.com/terrorists.karts/ )
2. 기획을 맡은 공연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자객열전Terrorists>은 일제강점기 우리의 대표적인 독립투사인 백범 김구 선생님과 이봉창 의사의 회동을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독립운동을 계획하는 그들의 이야기 사이사이에 동서고금의 대표적인 혁명가, 테러리스트가 소환됩니다. 우리 국민에게 굉장히 숭고하고 아름다운 독립운동의 이야기와 테러리스트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테러의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원인을 고찰합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역사상의 실존인물들, 그리고 그들이 행했던 굵직한 정치적 사건들과 숨겨진 작은 이야기들을 보여주는 공연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3. 공연이 끝나고서 어떤 기분인지 소감을 밝혀주세요. 전공생의 입장에서 배운 점 등 자유롭게 답변해주세요!
내 삶에 저녁이 있었음을 깨닫는 중입니다. :D 물론 연습 기간에 열정 넘치는 프로덕션과 함께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만, 여유 있는 저녁은 또 오랜만인지라 마음이 편안합니다. 공연이 끝난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하지만 기획들은 여전히 남은 업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공연 영상화 작업을 사전에 신청한 관객들과 공유하고, 포토콜 사진과 하이라이트 영상을 셀렉중입니다. 그래서 아직 완벽하게 해방된 느낌은 아닙니다.

‘이게 바로 한예종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이구나’, ‘한예종 오길 참 잘했다!’ 저는 이번 공연에 참여하면서 이런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일단 한예종 연극 시스템은 외부에서 연극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고, 또 잘 정리되어있습니다. 따라서 학교 연극을 경험하면 제작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도가 올라갑니다. 이처럼 현장과 흡사한 실무경험을 쌓으면서도 학교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배워나갈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약 3-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너무도 많은 것을 배웠기에 그것들을 하나하나 적기 어렵겠습니다. 그럼에도 그중 가장 물리적으로 신체적으로 이해한 것을 뽑아보자면 ‘하나 되는 힘’인 것 같습니다. 수십 명이 한 자리에 한 마음으로 모여 무언가를 탄생시키는 것의 가치,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끈끈한 동료애! 그리고 그것을 뒷받침해주는 개개인들의 노력과 시간이 있었음을. 인터뷰에 답하며 다시금 떠올립니다.

약 마흔 명의 프로덕션 인원들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하나의 공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은 매우 뜻깊었습니다. 초초초대형 팀플이었지만 한 명, 한 명이 진심이었기에 저 역시 200퍼센트 몰입했습니다. 첫 공연이라 부담이 컸는데 선생님과 동료들은 실수를 너그러이 이해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빠르게 해결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 배움은 저 역시 누군가의 실수에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4. 기획으로서 보람되는 일, 힘들었던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가장 보람되는 일은 숫자 ‘55’입니다. 이 숫자는 1회차 현장예매 대기 인원입니다. 한예종 연극을 찾아주시는 분이 많다고 익히 들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하니 기분이 날아갈 듯이 좋았습니다. 제한된 좌석수로 현장에서는 열세 분만 입장하실 수 있었습니다. 더 많은 관객분께 공연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고 죄송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래도 다행히 프로덕션 구성원들의 동의를 받아 공연 영상을 일정 기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사전에 신청을 받아 일부에게만 링크로 공개했는데, 신청 인원이 600명을 훌쩍 넘은 걸보고 제가 이 팀에 함께 할 수 있음에 참 감사했습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더 보람된 기억이 있습니다. “다은이 네가 하는 걸 보고 나도 공연을 또 올리고 싶어졌어!” 예술경영전공 선배와 집에 가는 길에 이야기하다가 들은 한 마디입니다. 내 열정을 보고 누군가가 의지를 다지다니. 내 작은 노력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니. 새삼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힘든 일은 딱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숫자와 안 친해서 정산이 골치 아팠던 거, 엑셀이나 한글 문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제 실수로 꽤 크게 혼난 거. 그 정도의 기억뿐입니다. 이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항상 행복하게 지냈으니 막판에 혼 좀 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5. 기획이란 무엇일까요?
저에게 기획이란 설계도를 그리는 일입니다. 기획자는 마치 건축가처럼 도화지에 설계도(기획서)를 그려나갑니다. 꽤 복잡하고, 정교하고, 진지하게 임합니다. 그리고 관객은 만들어진 건물에 초대되는 사람입니다. 그들은 자신만의 시선으로 제가 설계한 건물을 경험합니다. 관객들은 같은 공간에 들어와 있어도 저마다 각기 다른 경험담을 내놓겠지요. 그럼에도 그 건물의 쓰임새가 무엇인지는 명확히 이해할 것입니다. 기획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하나의 명확한 목적이 있는 건물을 설계하는 일과 비슷합니다. 나와 예술가, 예술가와 사회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목적을 명징하게 담아내고 그것을 하나의 실체로서 관객이 경험하도록 하는 것. 즉 내 이야기를 상대방에게 설득시키는 것. 비록 내 의도가 완전하게 닿지 못하더라도, 전달될 수 있도록 애쓰는 것.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합니다.
6. 마지막으로 예술경영 전공생으로서, 공연의 기획으로서 자유롭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연극은 한 사람이 천재성을 발휘한다고 해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다른 예술도 비슷할 것입니다. 하나의 공연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정말 많은 사람의 노력과 애정이 담깁니다. 오디션부터 지금 이 시점까지 자객열전팀에 기획으로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많은 이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의 존재가 단 하나라도 부재했다면, 이 연극은 완성되지 못했을 것입니다. 무대 위, 무대 뒤, 그리고 무대 밖까지. 한순간에 사라질 이 공연을 위해 애써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함께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습니다. 오늘 이 인터뷰는 제가 공연을 끝내고 SNS 적은 글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2024.01.26~2024.05.13 자객열전 Terrorists무언가를 지속하기 위한 동력으로 사랑에 빠지는 것만큼 강력한 것은 없다는 것. 서로 눈을 맞추며 인사를 건네고 어깨를 토닥이는 손길이 꽤 큰 위로가 된다는 것. 어쩔 수 없는 일은 의외로 없고 동시에 그럴 수도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다는 것. 말하는 사람만 있어서는 안 되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것. 무엇보다 연극이란 자고로 혼자 만들 수 없다는 그 사실을.
무대 위에서 땀을 내는 사람들, 그리고 그 무대를 만드느라 밤을 새운 사람들. 좁은 객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 그리고 어두운 통로를 목소리로 안내하는 사람들. 빛, 소리, 영상, 의상을 책임지는 사람들, 그리고 너무 많은 역할을 해내 준 사람들. 관객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사람들, 그리고 공연 내내 객석을 바라보며 긴장하는 사람들. 자객열전을 관객에게 소개해준 사람들, 그리고 크고작은 도움을 준 동료들. 혹여나 미처 내 시선이 닿지 못한 곳이 있다면 사과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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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주년을 맞은 연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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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올해는 연극원이 30주년을 맞았는데요!​

<못 말리는 프랑켄슈타인>과 <자객열전>이
각각 4월 24일부터 4월 28일,
5월 2일부터 5월 4일까지
상연되며 그 기념 공연의 막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로미오와 줄리엣>
9월엔 <설흔>
11월엔 <난중일기>
12월엔 <우리 읍내>가
30주년 기념 공연이란 타이틀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합니다.
특히 곧 다가올 <로미오와 줄리엣>은
서기 2100년을 배경으로 하여
사랑과 증오를 넘나드는 비극을
그려낸다고 하네요!!​

서기 2100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니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

한불합작공연으로
알랭 티마르 선생님이 연출을,
최준호 선생님이 드라마터그를
맡아 여름에는
“아비뇽 페스티벌“에 참여한다고 해요!
https://festival-avignon.com/en/
🇰🇷🇫🇷​

스케일이 남다르죠?​

많은 기대 부탁드리면서
이 기사를 말미암아​

공연
그 어딘가에서 빛날 기획, 예술경영의
모습도 살짝쿵 상상해주시길!
작성자 - 글지기 박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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